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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아동 17%, 학대원인은 ‘아이가 말을 안들어서...’
  • 부스러기 사랑나눔회
  • 승인 2016.04.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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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곤이 불러온 낮은 자존감이 아동학대의 악순환 만들어
- 빈곤가정 학대원인 45%, ‘극심한 경제적 스트레스’ 심리정서적 지지가 필요
- 학대예방 위해 빈곤가정 심리정서지원 확대되야

“나 같은 놈은 태어날 필요도 없는데.. 쓸데없이 태어났어..”
“이제 엄마랑 집에서 쫓겨나 밖에서 살아야 돼요. 불쌍해요 저는..”

10살 민우(가명)는 부모님의 이혼 후 엄마와 함께 살고 있었다. 식당 설거지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오던 엄마가 다리를 다쳐 일을 할 수 없는 상황. 돈이 없어 병원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데 월세도 7개월이나 밀려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집주인 할머니는 엄마가 안계실 때 민우에게 욕을 하거나 경찰을 부른다고 겁도 주었다. 어릴적 아버지의 폭력으로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는 민우는 집에서 쫓겨날 상황에 대해 불안을 느끼며 자책을 하거나 자기비하적인 행동이나 말을 하기 시작했다.

빈곤환경 아동 17%, 학대원인은 ‘말을 안들어서...’

일상적으로 방임과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아동학대’는 낯선 단어일 것이다. 학교에서 ‘학대 행위’를 가르친다고 해서, 이 아이들이 당장 경찰에 신고할 수 있을까? 폭력에 익숙한 아이들은 폭력 속에서 안정을 느끼기도 한다. 자기 자신이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다.

국내아동복지기관인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수도권 4개 지역아동센터 이용아동 74명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아동학대가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주관식 설문에서 참여아동의 60%는 부모의 스트레스 해소 및 화풀이(감정조절 미숙), 나쁜 어른의 잘못된 생각, 아동에 대한 무시(인권에 대한 부족한 인식) 등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17%의 아동은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아서’ 라고 응답했다.

2014년 보건복지부의 아동권리인식도조사에 참여한 아동 중에는 단 1.6% 만이 아동학대가 아동의 잘못이라고 응답했다. 이 두 결과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지역아동센터 아동 설문조사에서는 학대행위를 학대로 얼마나 인지하는 지에 대해서도 확인하였다. 9가지 학대행위 중 3가지 행위에 대해서는 참여아동의 30% 이상이 학대가 아니라고 했다. ‘나에게 소리나 고함을 지르는 것’, ‘혼자 두면 안 되는 경우에도 나를 혼자 집에 있게 하는 것’,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히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직접적인 폭력은 아니지만, 정서적 폭력과 방임에 해당되는 행위들이었다. 빈곤환경의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정서적 폭력과 방임에 익숙해져 있음을 암시하는 결과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는 “빈곤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의 상당부분은 부모의 양육태도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 개인성향에 따라 폭력적인 형태나 방치적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아이들의 심리적 내상을 불러일으켜 자존감의 손상을 가져오게 된다”며 빈곤이 아동의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대책으로 내놓은 학교 중심의 아동권리 및 학대예방 교육도 중요하다. 하지만 아동이 스스로를 가치있고 소중한 존재로 ‘아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빈곤환경 아이들의 낮은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심리정서적 지원이 함께 필요하다. 환경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자아존중감을 회복시킬 때, 아동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학대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빈곤현장 아동복지실무자 45%, ‘극심한 경제적 스트레스’가 학대 원인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4년 아동학대 전국현황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 가정의 23.3%가 기초생활수급가정으로 파악된다.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2014년 기준 2.6%임을 감안하면 빈곤환경에서의 학대 발생비율이 일반 가정에 비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학대 가해자의 직업이 무직 또는 단순 노무직이 약 50% 수준으로 학대 가정의 경제적 빈곤상황이 짐작된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 강명순 이사장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의 언론보도 자료에 기초하여 부모에 의해 살해된 아동이 122명이며 이중 생활고로 살해된 아동이 42명으로 총 34.4%에 해당된다”고 밝히며 “빈곤과 생활고 때문에 자살하는 부모와 살해되는 아동이 없도록 조속한 빈곤퇴치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빈곤과 아동학대의 관련성을 보다 깊이 파악하기 위해 지역아동센터 등 실제 빈곤현장에서 일하는 아동복지실무자 3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빈곤환경 아동에 대한 방임학대비율이 높은 원인에 대해 묻는 질문에 45%의 실무자가 ‘극심한 경제적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꼽았으며, ‘부모 양육기술 부족(35%)’과 ‘학대의 대물림(29%)’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빈곤가정의 학대예방을 위해서는 ‘가족기능회복프로그램(25%)’, ‘부모심리상담 및 심리치료(23%)’, ‘부모양육교육(20%)’ 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빈곤환경 아동과 부모를 위한 심리정서지원 확대되야

설문결과에서 스트레스와 학대의 대물림은 부모가 겪는 심리정서적 문제에 기반하고 있다. 이 문제는 정부에서 대책으로 내놓은 ‘부모교육’ 과 ‘위기아동발굴 매뉴얼’ 만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빈곤가정이 처한 긴급한 위기상황 해소를 도울 수 있는 지원체계와 빈곤가정 부모를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심리상담 및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정익중 교수는 이에 대해서도 “빈곤은 부모로서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게 한다. 여러 가지 자기 문제가 많기 때문에 아이들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아이들이 방치되거나 아이들의 행동에 대해 부모가 심하게 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제적 빈곤이 가족 내 관계적, 정서적 빈곤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사전예방 중심의 아동학대방지대책을 내놓았다. 예방대책으로는 주요 시기별 부모교육, 아동권리 및 학대예방 교육, 신고의무자 확대 및 교육 등이 있다. 하지만 대책 안에는 학대의 이면에 있는 ‘빈곤문제’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부스러기사랑나눔회의 빈곤아동 학대예방사업 캠페인 담당자는 “빈곤가정에서의 아동학대 발생비율이 높음에도 빈곤가정 대상의 구체적인 예방사업이 없어 아쉽다"며 "빈곤환경 아이들을 위한 심리정서 지원 및 부모 심리상담 및 치료 지원, 가족기능회복 프로그램 진행 등 구체적인 예방사업들을 기획, 실행하고, 정부는 빈곤아동과 가족에 대한 보다 세심한 정책 배려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광명지역신문, JOYGM

부스러기 사랑나눔회  pr@busru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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