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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일기쓰기-1
  • 광명지역신문
  • 승인 2005.06.29 00:00
  • 댓글 1

에이, 쓰기 싫어./ 안 쓰면 안 되나./뭘 쓰지./특별한 일이 있었어야 쓸 게 있지./ 날마다 똑같은 생활이잖아. 일어나서 밥 먹고 학교 가서 공부하고, 집에 왔다가 학원 다녀오고, 숙제하고 밥 먹었는데./엄마, 나 오늘 뭐 했어요?/ 오늘만 안 쓰면 안 돼요?

전국에 살고 있는 찡글이들이 오늘 저녁도 책상 앞에 앉아 일기장만 내려다보며 찡찡거릴 말들을 모아 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설거지를 하거나,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고 있던 찡글이엄마들이 한 말이나 생각도 대충 이럴 테지요.

일기 다 썼니? /아직도야?/ 니가 한 일을 엄마가 어떻게 알아./ 몇 학년인데 일기 하나도 못 쓸까?/좀 길게 써라. 다섯줄이 뭐냐./아무것도 안했으면 잠만 잤니?/어제도 안 썼잖니./일기검사가 있을 때는 억지로라도 쓰더니만....../ 일기도 못 쓰면 논술시험은 어떻게 보나.

찡글이와 찡글이엄마들이 일기 때문에 이처럼 고민하지 않고 생글생글 웃을 수는 없을까요? 지금부터 생글이와 생글이엄마가 될 수 있는 일기쓰기에 대하여 알아봅시다.

1. 쓰기 싫어하고 잘 쓰지 못할 때
쓰기 싫은데 억지로 쓰라고 하면 더 싫고 스트레스만 받습니다. 왜 일기를 써야하는지 이론적으로 설명을 해 봐야 별 효과가 없습니다. 실제 쓸 마음이 생겨 흥미를 갖게 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또, 어린이가 힘들여 썼는데 왜 이렇게 짧니, 제발 잘 쓸 수 없어?, 일기를 써야 훌륭한 사람이 되고 공부를 잘 하게 된다는 등 꾸지람하면서 설명하려들면 점점 쓰기 싫어하고 자신이 없어집니다.

길게 쓰려면 자세하게 꾸며 주는 말을 넣고, 대화체를 넣어서 써야 실감이 나고 잘 쓴 일기가 되구나 라고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합니다.

일기를 쓰고 싶도록 만드는 방법 하나에는 어머니 자신이 직접 일기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있습니다. 가끔씩 아이에 대하여 쓴 부분을 읽어주면 인성교육 차원에서도 좋겠지요. 써 둔 육아일기가 있다면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구요.

여기까지는 대부분 하는 이야기라서 누구나 알 거예요. 그렇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쓰기 싫고 어려워하며, 쓰게 하는 것 역시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이론을 늘어놓는 일은 그만 두고 실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들어가겠습니다.

① 쓰고 싶은 만큼만 간단히 쓰게 합니다.
일기장 붙들고 앉아만 있다고 화를 내거나 함께 쓰려고 끙끙댈 게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엄마가 되어 보세요. 이렇게 말예요.
“우리 생글이, 일기 쓰는 거 귀찮지? 오늘은 특별한 일도 없었잖아. 그러니까 오늘 있었던 일 중에서 그래도 생각나는 거 한 가지만 간단히 써 봐라. 대신 일기장에 쓰지 말고 연습장에 아무렇게나 써. 짧게 써도 괜찮으니까.”
아이는 엄마의 태도가 의아하기도 하고 이 말이 믿어지지 않겠지만 어쨌든 잘 됐다싶어 그날 일을 생각해 보며 대충 쓰게 됩니다. 양심은 있으니까 너무 짧으면 좀 더 늘리려고 노력도 하겠지요. 어린이도 누구나 잘 쓰고 싶은 욕심은 있으니까요.

<예시1>
오늘은 학교에서 청소를 하였다. 청소가 늦게 끝났지만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하였다. 갔다 와서 놀이터에서 놀았다. 참 재미있었다.

② 다른 사람이 되어 읽어보게 합니다.
“오늘 한 일이랑 느낌을 잘 적었구나. 그런데 엄마 생각에는 지구인에 대하여 잘 모르는 외계인 친구가 이 일기를 읽어본다면 궁금한 게 몇 가지 있을 것 같구나. 어쩌면 생글이 너의 비밀을 털어놓고 지내는 너만의 친구(일기장)도 궁금한 게 있을 것 같지 않니? 지금 잠깐, 생글이 네가 다른 사람이 되어 보자. 네가 외계인 어린이나 너의 비밀 친구가 되어 다시 읽어보는 거야. 뭐를 궁금해 할 것 같니?”
이렇게 말한 다음, 엄마가 궁금해 하는 것 먼저 말해볼까라고 하며 한두 가지 질문을 합니다.

<질문 예>
* 청소를 왜 했을까? 청소 당번은 어떻게 정한 걸까? * 누구누구랑 했니?
* 넌 어디 청소를 했니? * 늦게 끝난 이유는?
* 청소할 때랑 늦게 끝났을 때 기분은 어땠니?
* 어느 놀이터에서 놀았니? * 누구랑, 무슨 놀이를 했을까?
* 처음 하는 놀이였니? * 어떻게 하는 놀이니?
* 학원에 늦었는데 괜찮았니?

이처럼 궁금한 점은 수없이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을 많이 만들어내는 연습 자체만으로도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력을 키우게 되겠지요. 질문을 많이 만드는 일에 자신도 모르게 흥미를 갖게 될 것입니다.

③ 질문에 대답해주자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눈으로 읽고서 궁금한 점을 찾고 나면 각각의 질문에 간단하게 대답해 보자고 합니다. 간단히 문장으로 쓰는 게 좋겠지만 대부분 쓰기를 싫어하므로 말로 대답하게 합니다.
“모든 질문에 답할 필요는 없어. 대답하고 싶은 것만 하면 돼.”

<질문에 대한 답-예>
* 우리 반은 모둠별로 청소하는데 우리 모둠 차례였거든./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쓰자면, 숙제를 안 해 갔기 때문이다./
* 다섯 명이서 화단 청소를 했어.
* 청소가 늦게 끝나서 마음이 조마조마하였다.
* 솔선이와 수범이랑 함께 했다면 빨리 끝났을 것이다.

지면 관계상 생략하는데, 한두 가지에 대한 대답만 하더라도 이처럼 많이, 자세히 나오게 됩니다.

④ 질문과 답을 연결하면서 일기장에 쓰게 합니다.
“아깝다. 지금 대답한 것들을 일기장에 적어 본다면 열 줄도 넘을 것 같은데. 오늘을 우리 생글이가 일기 진짜 잘 쓰는 날로 만들어볼까?”
이렇게 유도하면 즐거운 맘으로 질문에 대답하듯 일기를 쓰게 됩니다.

이처럼 자기가 아무렇게나 대충 쓴 일기를 다시 읽으면서 궁금한 점을 찾아보고 질문에 대한 답을 연결하여 일기장에 옮기는 연습을 한 주일 정도만 함께 하면 일단은 시작을 쉽게 합니다. 처음엔 어머니께서 질문을 하지만 나중엔 본인 스스로 질문을 만들며, 더 나아가면 연습장에 쓰는 단계를 생략하고 곧바로 잘 쓰게 됩니다.

<<해보기>>
* 친구가 쓴 다음 일기를 보고 궁금한 점을 물어 보세요.
숙제를 하기 전에 텔레비전을 보았다. 그래서 엄마에게 꾸중을 들었다. 다음부터는 먼저 숙제를 하고 보겠다고 결심했다.

광명지역신문, JOY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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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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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뽀송이 2005-07-03 23:17:58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고도 하지요. 어린시절부터 자기의 생활이야기 등을 기록하는 것은 훗날 엄청난 자신의 재산이 됩니다. 요즈음 흔히 논의되고 있는 논술고사는 물론 절로 해결될 것이고요. 앞으로 재미있게 엮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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